아이카츠 플래닛! 본편 감상 1. 아바타에 관한 고찰

✿ 2021년 02월 18일 완성, 타 플랫폼에 게시했던 내용에 추가적인 해석을 덧붙인 글입니다.
✿ 주의

아이카츠 플래닛! 본편 스포일러

주관적이고 개인적인 감상과 다소 과대하고 세밀할 수 있는 해석

이 포함된 글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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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아바타에 관한 고찰

- 색과 모양을 중심으로

 

아이카츠 플래닛! 의 아바타 캐릭터 디자인에는 꽤 많은 이스터 에그가 숨어 있는 듯합니다. 플래닛의 아바타는 타고난 모습이라기보다는 현생의 등장인물이 되고 싶은 나의 모습을 반영한 형태이기 때문에 캐릭터의 모습이 타고난 외양이었던 전작에 비해서는 당연히 각 캐릭터의 서사가 반영될 수밖에 없다고 생각했습니다. 전체적으로 아바타 캐릭터들은 플래닛이라는 가상 공간에 어울리는 쨍한 헤어컬러와 다양한 색의 브릿지를 특징으로 가지는데 이 헤어컬러와 브릿지 색은 무척 가시적이고 또렷하게 캐릭터들의 특징을 보여주는 요소 중 하나입니다. 컬러뿐만 아니라 헤어스타일이나 속눈썹 눈매 모양 또한 캐릭터들의 인상을 결정하는 요인이므로, 각자의 특성을 드러내고 있다고 보았습니다.

 

 

개인적으로 아바타의 외양에 본인의 성향을 가장 두드러지게 나타내고 있는 캐릭터는 큐피트와 비트라고 생각했습니다.

 

먼저, 큐피트 사인의 활 모양이나 키 드레시아가 러브 사지타리우스(궁수자리 드레시아)라는 점, '츠키시로 아유미' 이름에 포함되어 있는 '활 궁(弓)' 한자 등을 보면 큐피트가 사랑의 화살을 쏘는 사랑의 신 '큐피드(에로스, 아모르)'를 모티프로 하고 있는 아바타임을 알 수 있습니다. 그런데 궁수자리에 '은하수의 중심'이 있다는 점과 큐피트를 사용하는 아유미가 무척 철두철미하고 굳건하며 절대음감에 상당한 실력자 아이돌이라는 데에서 그녀의 활시위는 단순한 '사랑의 욕망'에 기인해 당겨지는 것이 아니라, 정확한 계산과 명료한 목표의식, 톱이 되겠다는 일종의 사명감에 의해서 당겨진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큐피트의 모티프가 되는 큐피드(에로스, 아모르)는 고대 그리스어와 라틴어에서 욕망을 뜻하는 보통명사이며, 우리에게 사랑의 신으로 잘 알려져 있습니다. 보통 큐피드는 아프로디테의 아들로 알려져 있으나 사실 그는 기원전 8세기 무렵 헤시오도스의 저술인 《신통기》에서부터 등장하며 제우스보다도 더 이전에 있었던 최초의 신들 중 한 사람으로 그려집니다. 헤시오도스는 신통기에서 큐피드를 알에서 태어난 태고의 우주적 신이자 신들을 태어나게 하는 원동력으로 묘사합니다. 큐피드가 존재하기 때문에 사랑(성애)이 존재한다는 언급이 있기도 합니다. 이에 따르면 큐피트는 '사랑의 신'을 내재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알을 깨고 나와 깨달음을 얻으며 다음을 탄생하게 하는(21화, 러블리 마롱)' 캐릭터이자 '우주적이며(사지타리우스 밀키웨이 및 홀로스코프 타입), 다음 대의 신을 태어나게 하는(안과의 동경 구도)' 존재입니다. 신화가 전승되며 큐피드는 밤의 여신 닉스와 어둠의 신 에레보스의 아들로 여겨지기도 하는데, 이는 '밤에만 볼 수 있는 별자리'의 총체인 큐피트가 '햇빛을 받고 피어나는 꽃'의 총체인 로즈와 대비되는 양상을 떠올리게 하기도 합니다. 우리는 메이사-하나가 태양빛의 상징이라고도 볼 수 있는 룩스 선플라워를 입고 큐피트를 이겼을 것임을 추측해볼 수 있으니, 이를 통해 두 사람의 낮밤 대비는 좀 더 극명해집니다.

 

 

따라서 큐피트와 로즈가 각각 안과 하나를 만나고 관계를 발전시킨 뒤, 큐피트는 낮으로(앨범 Sweet Daytime 표지 일러스트) 로즈는 밤으로(앨범 Dreaming Night 표지 일러스트) 이동했음은 분명 눈여겨볼 만한 변화라고 생각합니다.

 

큐피트의 캐릭터 디자인은 그런 큐피트의 '큐피드적' 속성 및 츠키시로 아유미라는 인간의 성격을 무척 잘 반영하고 있습니다. 먼저, 큐피트의 머리카락과 속눈썹 눈매 모양은 각각 크고 작은 활 모양을 만들고 있으며 크게 보면 큐피트 캐릭터 자체가 화살을 얹어 활시위를 당기는 활의 모양을 하고 있다고 볼 수 있습니다. 큐피트의 기본 의상 또한 거울세계인 플래닛의 특성과 닮아 거의 대칭을 이루고 있지만, PR 러브 사지타리우스를 입었을 때 큐피트는 거의 완벽한 대칭에 가까운 활과 화살의 모습을 하고 있습니다. 남코 오피셜숍 일러스트에서 큐피트의 손 모양 안에 들어 있는 금빛 활과 별 문양을 제외한다면 러브 사지타리우스의 의상, 머리카락 모양과 전체적인 자세 등은 거의 완벽한 대칭을 이루고 있습니다. 이러한 대칭성은 아유미의 완벽주의적 성격과 그녀의 이상향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헤시오도스는 큐피드를 사랑의 여신 아프로디테와 결부시킴으로써 초대 신 카오스로부터 생겨난 혼돈을 질서로 바꾸어내는 원리로 간주합니다. 따라서 큐피트의 '큐피드적' 면모 중에는 질서정연함이 포함되는 셈이니, 이를 큐피트의 대칭성에 대한 부가 설명으로 볼 수도 있겠지요. '큐피드'는 '죽음'을 의미하는 '타나토스' 개념과 반대되어 '삶'을 상징하기도 하므로(프로이트 심리학에도 등장하는 개념으로, 이때는 보통 에로스-타나토스 관계로 설명하곤 합니다.) 이에 따라 아유미가 현실에서도 아이돌 활동을 하며 삶 전반을 그녀의 목표를 위해 살아가고 있다는 점도 연상해 봅니다.

 

큐피트가 '큐피드적' 면모를 상당히 다각적으로 지니고 있음에도 '큐피드'의 이름이 '큐피트(Q-pit)'로 변용될 수밖에 없는 가장 큰 이유는, 아마 큐피드가 본질적으로 육체적 사랑과 성애를 의미하는 신이기 때문일 것입니다. 육체와 영혼을 큐피드(에로스)와 프시케로 양분할 만큼 큐피드는 육체적인 신입니다. 그러나 큐피트는 육체적이기보다는 '이상을 추구하는' 존재였으므로 큐피트의 이름을 그대로 가져다 쓰기에는 무리가 있었을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이는 곧 큐피트가 가졌던 이상인 '하나를 따라잡고자 하는 열망'의 강조를 의미하기도 합니다. 덧붙여, 이름 'Q-pit'에서 'pit'는 영어로 '(복숭아, 살구 등의)씨'를 의미하기도 하므로 큐피트와의 동경 관계인 '쿠리무 안(栗六杏)'과의 관계성을 설명한다는 해석도 있었습니다. '杏'이 살구를 뜻하는 한자이기 때문입니다.

 

 

비트는 큐피트와는 정반대로, 나아갈수록 플래닛 특유의 대칭성을 깨는 캐릭터라고 볼 수 있습니다. 캐릭터 디자인이나 아바타 디폴트 설정만 보았을 때 큐피트와 비트는 가장 정반대의 성향을 가진 아이돌들인데, 이 두 사람이 공통의 지향을 바탕으로 '마타 마타 마타 마타 마타 아시타(내일 다시 다시 다시 다시 다시 만나자)'를 부른 것은 상당히 재미있는 지점이라고 생각했습니다.

 

 

비트의 기본 의상은 상의, 하의 모두 비대칭적이며 주요 인물 중 유일하게 머리카락의 절반 정도가 아예 다른 색들로 물들어 버린 형태의 헤어스타일의 소유자입니다. 4화 회상 장면에 따르면 플래닛에 막 들어왔을 때의 비트는 염색된 머리 없이 온전한 흑발이었습니다. 그때의 비트는 지금에 비해 좀 더 '쿄코적인' 비트라고 할 수 있겠지요. 시오리(8화)나 메이사(15화)가 아바타를 디자인하는 것을 보았을 때, 플래닛 아바타의 헤어스타일이나 의상은 모두 자율적인 선택이 가능한 영역입니다. 이때 초반 비트의 아바타는 머리 길이와 의복 변화 외에는 쿄코와 큰 차이를 느낄 수 없을 정도로 소극적인 형상을 하고 있습니다. 앞머리가 짧아졌지만 앞머리 방향과 머리를 넘기고 귀를 드러내는 방향 모두 쿄코와 동일하고, 비트의 눈동자 색인 분홍과 초록은 아무래도 쿄코의 이름에 포함되는 '梅', 매화를 바탕으로 한 것이 아닐까 생각됩니다. 매화라면 전통성의 상징이라 할 수 있겠지요. 그리고 총천연색의 머리색을 선택할 수 있는 플래닛에서 굳이 흑발을 고수한 것 또한 초기의 비트가 모두에게 모범적이고 어른스러운 동경으로서의 습관(과 일종의 보수성)을 지우지 못했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생각했습니다.

 

 

아이카츠 시리즈는 흑발 주조연 캐릭터가 없다시피 한 편인 작품입니다. 무인편의 카미야 시온이 흑발에 가까웠으나 비중이 큰 편이 아니었고, 코우보 유카가 흑발 캐릭터였으나 아케이드 한정으로 등장했습니다. 주연 히카미 스미레의 초기 디자인 시트에 흑발이 후보로 존재했지만 결국 보랏빛 머리색이 채택되었지요. 흑색이 보편 헤어컬러인 동양권 애니메이션에서 '다양한 머리색'은 작품의 픽션성을 강조하기 위한 장치이자 아이들이 동경하는 것에 이러한 픽션적인 부분(머리색을 바꾸는 것) 또한 포함된다는 사실을 알려주는 지표입니다. 이러한 점을 고려했을 때, 비트의 초기 아바타가 흑발이라는 점은 확실히 비트의 생각 변화가 아바타에 가시적으로 드러났음을 의미하는 것이 아닐까 싶습니다. 비트는 아이돌 데뷔를 하고 플래닛 활동을 해나가며 자신의 새로운 모습과 쿄코였을 때 감추어 두었던 자유를 깨닫고 머리색을 변경했을 겁니다. (시오리와는 조금 다르지만) 아이돌 오디션에 합격하기 전에는 흑발이었다가, 오디션 합격과 데뷔를 계기로 머리를 물들였을지도 모르겠네요.

 

언제나 정돈된 단발, 갖추어진 교복, 메이크업 없는 모습으로 모두의 '동경'으로서 살아가던 쿄코가 알록달록한 긴 생머리, 배가 드러나는 상의와 짧은 치마의 록 아이돌 비트로서 나타났다는 것은 쿄코의 나다워지고 싶은, 자유로워지고 싶은 바람이 외양으로 표현되었음으로 해석해볼 수 있습니다. 따라서 머리를 물들이는 것 또한 결국 쿄코-비트가 내면을 표현하는 하나의 방식이라 발 수 있겠지요. 그러나 눈동자 색은 매화를 연상시키며 여전히 쿄코를 상징하고 있다는 점, 앞머리 방향 등 머리의 기본적인 모양이나 흑발 베이스를 지우지 않았다는 점은 비트에게도 쿄코가 존재한다는 사실을 여실히 드러냅니다. 비트의 모습이 쿄코에게, 쿄코의 모습이 비트에게 존재하며 둘 다 우메코우지 쿄코-비트 자신이라는 점을 쿄코-비트가 스스로 이해하고 인정하는 모습이 작중에서 비중 있게 다뤄졌기 때문에(8화), 캐릭터 디자인으로 보여 준 여러 특성은 에피소드를 위한 사전 작업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요.

 

덧붙여, 비트가 뮤직 타입임을 고려하면 아바타명 '비트(beat)'는 고동, 울림이라는 뜻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보입니다. 그러나 영어 단어 'beat'가 '게임 등에서 이기다', '억제하다'라는 의미도 가지고 있다는 점에서, 쿄코가 무엇을 동력으로 하여 아이돌 랭킹 5위까지 올라왔는지를 알 수 있음과 동시에 비트 내면에는 여전히 현실 세계의 우메코우지 쿄코가 존재함을 깨달을 수 있다고 생각했습니다.

 

 

캐릭터 디자인을 유심히 살피다 보면 아바타의 헤어 컬러에 여러 관계성이 녹아들어 있다는 점 또한 느껴집니다. 앞서 언급한 비트만 해도 헤어컬러와 아이컬러가 나타내는 바가 많았지요. 안은 아유미-큐피트를 무척 좋아하고 동경하는 캐릭터인데, 먼저 안의 브릿지 컬러는 큐피트의 브릿지 컬러와 거의 동일합니다. 그리고 큐피트의 브릿지는 그림자가 지면 안의 헤어 베이스 컬러로 변하는 형태라는 점도 눈에 띕니다. 초기 큐피트에게 안은 캐릭터 디자인 그대로 자신을 쫓는 그림자와도 같은 존재였을지도 모릅니다. 안은 큐피트를 끊임없이 쫓아갔고, 큐피트를 관찰했으며, 큐피트를 좋아한다는 점을 내내 표현했습니다. 종래에는 큐피트를 좋아하는 마음 탓에 무리한 일까지 벌여버리는(21화 아이플라폰 사건) 인물이었고요. 하지만 그런 안을 계속 곁에 두던 큐피트는, 안에 대한 감정을 명료히 드러내지 않다가 21화에서 안을 미래의 동료로 상정해왔으며 안과 함께 아이카츠해나가길 바란다는 점을 털어놓았습니다. 처음에 안은 그저 '누군가의 뒤를 쫓는 그림자일 뿐이었을지도' 모르지만 사실상 큐피트에게 안은 '사실상 자신의 분신이나 다름없는 그림자로 품어낼 만큼' 중요한 존재가 되어갔던 것입니다. 플래닛 후반부에서 표현되는 큐피트와 안의 관계성은 그들이 아이카츠를 시작했을 때와는 현저히 달라진 모습이었을 겁니다.

 

 

앨범 표지에서도 어느 정도 드러났듯 안은 '밤'으로 상정되던 큐피트를 '낮'으로 이끌어낸 인물이기도 한데, 그것은 큐피트에게 존재하는 안의 색이 빛에 따라 다르게 나타나는 것과 관련 있지 않을까 생각해봅니다. 그림자 자체의 속성은 어둠일지 몰라도, 그림자가 생기려면 필연적으로 빛이 필요합니다. 우리가 밤에도 그림자를 볼 수 있는 것은 대부분 달빛이나 가로등 불빛과 같은 부차적인 빛의 도움 덕택이지요. 즉, 큐피트의 그림자 속에서 나타난 안은 반드시 빛을 동반하는 존재였던 것입니다. 큐피트가 안을 미래의 동료로 선택하고 함께 나아가리라 마음먹은 것 또한, 안이 가지고 있던 빛을 큐피트가 알아보았기 때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 빛은 큐피트가 다른 세상을 볼 수 있도록 도왔고, 그러므로 큐피트는 안과 함께라면 '아직 보지 못한 세계'로 나아갈 수 있을 것이라 생각했던 것이죠.

 

 

더불어 큐피트의 속눈썹 눈매와 안의 속눈썹 눈매가 상당히 닮아 있어 큰 날개와 작은 날개를 연상시킨다는 점, 그리고 안의 아바타는 기본 의상을 입었을 때부터 거의 완벽에 가까운 대칭 구조를 이루고 있다는 점(스위트 홀케이크도 몇몇 디테일을 제외하면 대칭 구조를 따르고 있음) 등은 안의 아바타 형성에 큐피트가 많은 영향을 주었음을 나타내는 지표라 생각했습니다.

 

 

시오리의 아바타를 자세히 관찰해 보면 시오리 머리색에 들어가는 브릿지 컬러는 분홍, 노랑, 파랑인데 이 색들은 각각 하나, 루리, 비트의 브릿지(염색) 부분 컬러입니다. 이는 곧 시오리의 미러 인에 세 사람이 어떤 방식으로든 모두 영향을 미쳤다는 점을 반영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

 

 

브릿지 중 가장 비중이 크고 빛에 관계없이 항상 나타났던 분홍은 하나의 브릿지 컬러와 동일 색상으로 시오리의 동경 관계를 반영했다고 해석했습니다. 노랑과 파랑은 빛에 따라 조금씩 다르게 나타나고 그 면적도 좁기 때문에 마오-하나에 비해서 루리나 비트가 시오리에게 미친 영향이 상대적으로 적음을 알 수 있지요. 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루리와 비트가 시오리에게 중요하지 않은 대상이라는 것이 아닙니다. 큐피트-안의 관계성에 대해 이야기할 때 언급했지만, 그림자는 빛이 있어야 존재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루리와 비트는 시오리에게 '언제나 존재해왔던 것과는 다른' 종류의 빛이 되어주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시오리는 아이돌 데뷔 전과 후 아바타의 눈동자 색상과 눈매 모양은 동일한데, 데뷔 이후 헤어스타일과 의상이 완전히 달라진다는 점에서 데뷔를 계기로 그동안 쌓아왔던 동경에 대한 마음이나 아이돌을 꿈꾸는 과정에서의 관계성이 헤어스타일 및 의상을 통해 아바타에 구현된 것이 아닌지 생각해봅니다.

 

 

아바타들을 계속 들여다보다 또 깨달은 사실은 하나의 속눈썹 눈매 모양이 동그란 꽃잎의 꽃 테두리 부분, 로즈의 속눈썹 눈매 모양이 장미꽃의 테두리 부분을 닮았다는 것입니다. '하나'는 일본어로 꽃, 그리고 로즈는 영어로 장미를 의미하므로 캐릭터 디자인의 세부적인 부분 또한 아바타의 이름과 닮아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하나는 아이카츠 스타즈! 의 니지노 유메와 비슷한 눈매 모양을 가지고 있는데(동글동글한 속눈썹), 하나의 경우 모든 속눈썹이 한데 뭉쳐 있는 채로 표현되어 마치 꽃의 일부를 떼어 와 눈으로 사용한 것 같은 느낌을 줍니다. 반면에 유메의 경우 속눈썹 가닥가닥이 모두 분리되어 표현돼 있구요. 더불어 시오리의 눈매 또한 이어 붙이면 펼친 책 모양이 되는 것이 무척 신기했습니다.

 

 

끝으로, 전체적으로 보았을 때 하나와 로즈(꽃 모양 눈매), 큐피트와 안(날개 모양 눈매), 루리와 비트(올라간 눈매), 시오리와 사라(내려간 눈매) 페어의 눈매 공통성을 찾아볼 수 있었는데 각 페어가 작중에서 주요 관계성을 가졌다는 점도 인상적이었어요. 아바타가 후천적으로 만들어진 존재이기 때문에 '만들어진' 디테일에 좀 더 신경을 쓴 듯한 느낌을 지울 수 없음이 사실입니다. 기존 작들의 캐릭터 디자인은 모두 각 캐릭터가 타고 태어난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지만 플래닛의 캐릭터 디자인은 각 캐릭터가 이상향으로서 품은 일종의 가상 현실에서의 모습을 표현하는 것이므로 캐릭터 묘사에 내재하는 의도에도 약간의 차이가 있을 수밖에 없다는 것을 느꼈습니다.